꽤나 길게 느껴졌던 3개월간의 도시 노동자로서의 삶이 끝났다. 이런저런 목표들을 세우고, 잊어버리고, 다시 세우기를 반복하며 '나'를 잊어버리지 않으려 애썼다. 주 6일의 노동과 수많은 인파와 커다란 버스가 내뿜는 열기와 소음들 속에서 스스로를 지키며 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깨달았다. 잠시 돌아 볼 여유도 없었다. 그럼과 동시에 이 모든 것들을 잘 해내며 사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노력이 부족한 것인가 하며 스스로를 의심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끊임없이 묻게되는 것은 사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인가 하는 것. 또다시 흔들릴 것이 자명하지만 결국은 나를 사랑하고, 너를 사랑하며 함께 사는 것이 삶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른다. 어떻게해야 여유를 잃지 않고 함께 살 수 있는지는 여전한 숙제이다. 결국은..
야심차게 시작한 서울살이는 어찌, 블로그 주소도 까먹어 잠시 머뭇거릴 정도로 여유가 없는 생활이 되어버렸을까. 돈도 없고,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는 한 달이었다. 주 6일의 노동은 모든 것을 집어 삼켜, 하루가 이틀이 되고, 이틀이 한 달이 되어 3월을 훌쩍 넘겨 4월 중순에 접어들었다. 그 사이 싹이 움트고, 꽃이 피었지만 몸의 고단함이 마음까지 지배하여 나는 그 어떠한 봄도 보지 못했다. 정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살지 않으면 ‘나’도 사랑하는 나은이도, 그 밖의 소중한 사람들도 모두 잃어버릴 수 있겠구나 싶어 아찔한 날이다.
0. 지호를 한참이나 쳐다봤다. 처음 도착했을 때 좀 괜찮아졌나 싶었지만 지은이와 지호는 울고 웃기를 반복했다. 내가 할 수 있는 위로는 없었다. 안아주지도 못했다. 그저 밥 많이 먹어라, 잠 좀 자둬라 하는 말들이나 몇마디 던질뿐이었다. 대충 두가지 이유로 이 마음이 설명되는데, 첫째로는 그 어떤 말로도 위로할 수 없음, 혹은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아픔에 대한 무력함이고 둘째로는 연민을 모두 배제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저 한 때 함께 울고 웃었던, 한 공간에서 같은 시간을 보냈던 당신의 친구로서 당신의 커다란 슬픔을 위로합니다.라는 마음을 어찌 전달해야 할지 몰랐다. 만 하루가 안되는 시간 동안 수 많은 생각이 떠올랐다. 나는 나를 너무 사랑하는 건지, 나를 사랑하지 못하는 건지 둘 사이를 오가며 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