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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eland

우주_ 2016. 1. 1. 19:36

 

 

 

 

 

 

아이슬란드에 대해 아는 건 그리 많지 않다.

물가가 비싸다는 것, 국민의 상당수가 요정의 존재를 믿는다는 것, 대중교통이 썩 좋지 않다는 점,

블루라군이라는 인공온천이 있다는 것 따위의 것들과 세계지도를 펼치면 어디쯤 있다 하는 정도.

 

그럼에도 나는 아이슬란드의 딱 두 가지 사실에 매료되고 말았다.

운전할 맛이 나는 드라이빙 환경. 과

그저 압도될 수 밖에 없는 자연 환경.

 

누군가는 젊은 시절의 '여행'은 인문학으로 채워야 하며, 자연이나 둘러보는 '관광'은 늙어서 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땐 고개를 끄덕이며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문학이니 자연경관이니, 관광이니 여행이니 하는 것들이 아니라는 것을 30일간의 유럽 여행을 통해 배울 수 있었다. 이것은 나의 인문학적 소양의 부족에서 비롯되었을 수도 있다. 혹은 아직 그런 것들을 둘러볼 여유가 없을 수도 있고. 이 또한 아니라면 그때 그 여행의 동반자와 특성에서 시작되었을 수도 있다. 아무튼 나는 지난 여행에서 5000km가 넘는 운전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지루한 적이 없었고 오히려 새로운 길을 운전하는 것에 신이 났으며, 자연 속에서 행복을 느꼈다. 그래서 다음 여행에선 대자연 속에 파묻혀 그저 망상이나 하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편지를 쓰고, 맛있는 것을 (해)먹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누가 뭐래도 그것이 나의 여행 스타일이었으며, 사람 혹은 작품에 파묻히는 건 며칠으로도 충분했다.

 

저런 생각 속에서 발견한 아이슬란드는 다음 여행지로서 손색이 없었다. 신비로움 이라는 단어가 딱 어울리는 나라. 다양한 지리적 특성에 의한 다양한 자연 환경. 대중교통이 불편한 까닭에 돈 없는 여행자 신분으로도 아무런 죄책감 없이 렌트를 하고 다닐 수 있는 곳. 굽이굽이, 혹은 한없이 길게 펼쳐진, 때로는 얼음에 눈에 미끄럽기도 한, 가끔 마주오는 차 한 대가 반가운 그 길을 나는 달리고 싶었다. 그 길의 중간중간, 마을은 소박할 것이고, 여행자들은 각자가 지나온 길의 상태를 주고 받으며 어느새 친해질 것이다. 나는 꼭 아이슬란드에 가보겠다 다짐했다.

 

페루와 라오스를 이은 꽃보다 청춘의 세 번째 여행지는 아이슬란드가 되었다. 내가 꼭 가보고 싶었던 곳, 눈에 담고 싶었던 곳, 내가 그리던 아이슬란드가 전파를 타고 수 많은 화면 속에 비춰질 것이다. 부러운 감정은 제쳐두고 괜히 섭섭해지는 건 나만 알고 싶고, 갖고 싶은 어린 아이와 같은 마음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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